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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당(南勞黨) 中

  • 지은이이병주
  • 옮긴이
  • 출간일2015년 4월 1일
  • 쪽수364쪽
  • 제본형식무선
  • ISBN978-89-6523-871-3 03810
  • 정가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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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소개

남로당 명멸(明滅) 그린 실화(實話) ? 실명(實名) 소설


소설의 주인공인 박갑동을 비롯한 등장인물은 딱 한 명을 빼고는 모조리 실제 이름으로 나온다. 유일한 예외는 ‘전옥희’라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미모의 이화여대 학생’이다. 나이 아흔을 훌쩍 넘긴 박갑동이 지금도 생존해 있는 것처럼, 전옥희 역시 서울을 주무대로 활동한 ‘문화 ? 예술계의 대모’로 꼽혀 왔다. 아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두각을 드러낸 유명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작가는 200자 원고지 5천 장 분량의 이 장편소설을 통해 ‘남로당 명멸(明滅)의 궤적’과 더불어 박헌영(朴憲永), 박갑동의 파란만장했던 인생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간다. 작품은 1985년부터 2년 가까이 《월간조선》에 연재된 후 청계연구소 출판국에서 1987년 10월 단행본으로 나왔으나 작가 타계 후 절판된 것을 이번에 복간했다.

남로당 뿌리는 1925년 결성된 조선공산당

 박헌영은 충남 예산에서 1900년 5월 1일 출생했다. 경성고보 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기 위해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으나 여러 사정 때문에 단념하고 서울에 머무는 동안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었다.
20세 되던 해 박헌영은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거기서 러시아 거주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이 조직한 이르쿠츠크파(派) 고려공산당 지부에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당시 여운형(呂運亨)은 지부를 이끄는 3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이었다.
박헌영은 1921년 가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 인민대표자대회에 고려공산청년동맹의 대표로서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박헌영은 국제공산당으로부터 은밀히 지령을 받아 서울로의 잠입을 시도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1년 6개월 동안 복역했다. 그 후 서울로 온 박헌영은 합법적인 신분을 얻으려 1924년 4월 《동아일보》에 취직했다가 그 해 9월 《조선일보》로 옮겨 사회부 기자로 근무했다.
박헌영이 《조선일보》 기자이던 1925년 4월 17일 서울의 중국요리점 아서원 2층에서 조선공산당이 결성되었다. 참가자는 조봉암(曺奉巖)을 포함한 19명이었고, 박헌영은 공산청년회(共靑)를 조직할 책임을 맡았다. 공산당이 결성된 이튿날 서울 시내 훈정동 4번지의 박헌영 집에서 공청이 결성되었다.

‘미국의 스파이’로 몰아 박헌영 숙청한 김일성(金日成)
일제 강점기에도 명맥을 유지하던 조선공산당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해방을 맞으면서부터였다. 공산당 종주국인 소련을 등에 업은 김일성이 북한을 장악했고, 그 바람에 조선공산당은 남로당과 북로당으로 쪼개졌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북로당의 우위가 기정사실화되어 갔다.
더군다나 김일성이 기세등등하게 일으킨 6?25전쟁에서 패퇴하여 원래의 38선 이북으로 밀려나자 남로당 핵심부도 북으로 피신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미군정의 감시를 피해 한걸음 먼저 북으로 옮겨갔던 박헌영도 결국 김일성 앞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마침내 ‘숙청’으로 이어지리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렇지만 한때 조선공산당의 뚜렷한 지도자였으며, 북조선 공화국에서도 엄연한 부수상 겸 외상이었던 사람을 그토록 잔인하게 고문(감방에 세퍼드를 풀어 물어뜯게 하다!)했다니 그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언저리에서 작가는 이렇게 한탄한다.
“역사상 정치집단의 빈번한 부침(浮沈)이 있었겠지만 남로당처럼 허망한 건 다시 없었을 거다. 박헌영이 미국의 스파이였다고 해서 김일성이 처단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남로당은 일종의 만화에 불과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남로당이 치른 대가가 너무나 엄청나다. 남로당의 역사 10년 동안의 경과는 대한민국에 국한해서 공산주의가 철저하게 실패했다는 증거재료가 된다. 세상에 그처럼 허망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아무튼 박헌영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은 6?25전쟁 휴전과 더불어 남쪽과 북쪽에서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1945년 9월 공산당을 재건한 후 1955년에 완전 소멸하기까지 남로당은 10년 세월을 지탱했다.

 :작품 해설:

한국 현대사 격동기 실화(實話) 소설
-김선학(金善鶴, 문학평론가 ? 동국대 국문과 명예교수)

 ?소설 알렉산드리아? 이후 ?예낭 풍물지?에 이르기까지 그는 인간 실존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요인과 맞서 어떻게 좌절하고 극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인의 아픔이 식민지 상황과 이데올로기의 허상에 의해 더욱 비극적 현실로 삶의 현장에 각인되었음을 소설의 구조 속에서 그는 추출하려 한다. 그래서 역사의 기술(記述)들이 놓쳐버리기 쉬운 개별적 인간의 족적을 성격화(性格化)로 표현하여 역사의 실록적 특질을 인간탐구라는 소설의 기본 덕목에 접목시켜 놓고 있다.
소설 ?남로당?도 한국 현대사의 바다에서 거센 풍랑을 일으키고 자지러진 실재의 사실을 박갑동이라는 인간 성격을 통해 표현, 형상화하여 역사에 대한 문학적 응전을 의미 깊게 수행하려는 문맥에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따라서 소설 ?남로당?은 역사 주체가 인간이란 점과, 역사의 흐름에 개별적인 인간존재가 무참하게 함몰할 수 있다는 양면을 동시에 확인하는 뜻에서 그 의미가 매우 심장하다 아니할 수 없다.

왜, 지금, 또, 남로당인가?
남정욱(南柾旭, 소설가 ? 숭실대 문창과 겸임교수)

소설의 중간 중간에 각종 사료(史料)들이 등장한다. 몰입을 방해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독자의 스타일 차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소설의 리얼리티를 높여주는 양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소설은 잔재미가 있어야 한다. 에피소드와 캐릭터다. 『남로당』에는 흥미 있는 여성 캐릭터가 하나 등장한다. 박갑동과 동지적 교유를 나누는 전옥희라는 여성인데 현재 활동 중인 영화감독의 어머니로도 유명하다. (…)
38선 이남에서 단독 선거가 결정되었고 공산당은 단선 반대운동에 착수한다. 박갑동은 그 결정에 회의를 품는다. 박갑동 뿐이 아니었다. 비밀리에 자금을 대던 인민고무 사장 김복식은 선거 참여를 건의한다. (…)
그 이후 꾸준하게 진행된 좌익들의 국회 입성 전략을 우리는 2011년 왕재산 사건과 경기동부연합의 사례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소설의 마지막은 붕괴하는 남로당과 여순반란, 그리고 지리산 파르티잔이 장식한다. 그들은 모두 실패한 영웅이었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영웅이었고, 이름도 없이 죽어 없어지는 영웅이었다. 이게 영웅인가. 언어 감각이 정확한 사람은 그걸 허깨비라고 부른다. 이병주의 『남로당』은 그 허깨비들에 대한 고발장이었다.(…)
그 허망한 일이 지금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채 외부의 ‘지령’을 받아 사고하고 움직이고 발언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1987년에 나왔으니 30년이 다 되어가는 책을 다시 꺼내 읽는 이유다.

 :작가의 말:

“남로당은 한마디로 우리 역사의 그늘진 부분입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재를 모아 민족에 죄를 지은 허망한 단체였지요. 오래전부터 남로당 10년의 생멸(生滅)을 소설화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저와 동향(同鄕)이자 와세다대학 선배인 옛 남로당 간부의 생존이 확인됨으로써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그 비극의 역사 속에 명멸해간 인재들은 아깝기 짝이 없으나, 그들이 한 짓은 괘씸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요즈음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읽어주었으면 해요. 그래야 우리 민족의 슬픔도 알 수 있고, 마르크시즘이 만능의 사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될 테니까요.”
-1987년 10월 28일자 《조선일보》 ‘작가 인터뷰’ 중에서

 

 

목차

제11장 과학적 공상가들

제12장 서글픈 역사

제13장 위조지폐 사건

제14장 광풍

제15장 착각의 연출

제16장 환상의 당(黨)

제17장 피비린내 나는 일월(日月)

제18장 여운형의 피격과 그 언저리

제19장 1948년 1월 11일

제20장 광란의 전야

 

 


 

저자 소개

나림(那林) 이병주(李炳注, 1921~1992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일본 메이지(明治)대학 전문부 문예과를 졸업한 뒤 1944년 학병으로 중국 쑤저우(蘇州)에 끌려갔다. 해방 후 진주농대와 해인대(現 경남대) 교수를 거쳐 부산에서 간행되던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활발한 언론활동을 폈다. 5?16 때 필화사건으로 복역한 뒤 1965년 월간 《세대》에 감옥생활의 경험을 살린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발표,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등단하였다. 그 후 1977년 장편 『낙엽』과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1984년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 공간, 남북 이데올로기 대립, 정부 수립, 6 ? 25전쟁 등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적 체험은 누구보다 우리 역사와 민족의 비극에 고뇌하게 했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대표작으로는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그해 5월』 『정도전』 『정몽주』 『허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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